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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CBDC 2단계 테스트, 은행권과의 갈등으로 난항

andorphine 2025. 6. 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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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이 2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중은행들과의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에 주목하는 가운데, 한국의 CBDC 실험 역시 중요한 분기점에 놓였다. 그러나 실험의 방향성과 책임 분담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다음 단계로의 진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 상용화 로드맵 부재에 대한 우려

CBDC 실험은 기술적 검증만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변화를 수반한다. 하지만 은행권은 한국은행이 CBDC 상용화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나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히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에 참여하라는 요청에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CBDC가 실제 도입될지, 도입된다면 어떤 구조와 시스템으로 운영될지에 대한 청사진 없이 진행되는 실험이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우려한다. 이는 단지 기술 검증을 넘어선 거버넌스 구조와 법적 근거, 금융시장의 구조 변화까지 고려한 로드맵 제시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금융시장과 소비자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CBDC 도입이 금융소외계층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존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영향 분석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실험이 아닌,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2. 비용 분담에 대한 책임 공방

CBDC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IT 인프라 투자와 인력 자원이 필요하다. 한국은행과 은행권은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 프로젝트가 중앙은행 주도의 공공 시스템 구축인 만큼, 비용의 상당 부분은 한국은행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은행은 CBDC가 민간과 공공이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서의 가능성도 고려하며, 일정 수준의 은행 참여와 비용 분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소형 금융사나 지방은행의 경우, 고비용 시스템 구축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CBDC 도입 시 대형은행과의 형평성 문제, 기술 역량 격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나 인프라 공동 구축 모델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3. 내부 절차 부담과 인력 리소스 문제

CBDC 실험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테스트 환경 구축부터 내부 시스템 연동, 인력 재배치, 보안 검증 등 복잡하고 시간 소모적인 절차를 감당해야 한다. 이는 기존 금융 서비스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실질적인 인력 부담을 동반한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명확한 상용화 계획 없이 추가적인 업무 부담만 가중되는 실험 참여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충분한 가이드라인도 부재한 상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시스템 내 중요 데이터를 새로운 테스트 플랫폼에 연동시키는 데 있어 법적 책임과 기술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

CBDC와 함께 또 다른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주도권 논쟁이다. 현재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의 관할 권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요구하고 있다.
CBDC가 국가 주도의 디지털 화폐라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자산으로서 시장에서 이미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양자의 역할 구분과 제도 설계에 있어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은행권 간의 명확한 협의 체계가 부족한 현실이 현재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충돌은 향후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정책 방향성과 규제 체계 정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시급한 제도 정비가 요구된다. 디지털 금융 환경의 복잡성과 기술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 단일 기관이 독자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기보다는 협업 구조를 통한 통합적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갈등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는?

CBDC 2단계 테스트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다음과 같다.

 

명확한 상용화 로드맵 수립

테스트를 넘어선 단계에서의 정책 방향, 법제화 계획, 도입 일정 등을 제시해 은행권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

 

비용 및 책임 분담 기준 마련
프로젝트의 공공성과 민간 협력을 조화시킬 수 있는 책임 분담 모델을 조속히 제안해야 한다.

 

금융 당국 간 협력 체계 구축
스테이블코인 및 CBDC 정책 전반에 걸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은행권 간의 긴밀한 협업 체계가 요구된다.

 

은행권의 부담 완화 방안 검토
테스트 참여로 인한 인력, 시스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나 기술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CBDC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다. 이는 미래 금융 시스템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 중앙은행 단독이 아닌 민간 금융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테스트의 기술적 타당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정책적 명확성과 협력 기반 마련을 통해 은행권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금융위원회와의 정책 일원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CBDC를 통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규제 및 실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CBDC 2단계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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