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쌀값이 폭등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쌀 쇼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현지 쌀값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맛까지 뛰어난 한국산 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쌀은 일본 내에서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쌀’로 인식되며 수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쌀값 폭등의 원인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일본 내 5kg 쌀 평균 가격은 약 4,214엔(한화 약 42,180원)이다. 이는 14주 연속 상승한 수치이며, 전년 대비 약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20kg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6만 8,800원으로, 같은 중량의 한국산 쌀 가격인 약 5만 5,388원보다 3배가량 비싸다.
이러한 급등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해 수확량이 감소했으며, 전국적으로 흉작 현상도 발생했다. 여기에 공급망 불안정, 엔화 약세 등이 더해져 쌀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비축미 방출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국 쌀,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폭발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은 대형마트나 로컬 마켓에서 한국산 쌀을 대용량으로 구매해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5kg 또는 10kg 단위로 포장된 쌀을 몇 포대씩 구매하며, 일부는 한국 지인들에게 미리 부탁해 박스 단위로 구매하기도 한다. 실제로 SNS와 유튜브, 입소문 등을 통해 ‘한국 쌀은 맛있고 가격도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국 쌀 쇼핑’은 관광 일정의 주요 코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산 쌀은 일본 내에서 절반 가격, 혹은 3분의 1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 현지 소비자들은 "관세가 붙어도 한국 쌀이 일본 쌀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밥맛이 한국 쌀이 더 좋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구매에 적극적이다.
한국 쌀 수출도 본격 시작
이러한 흐름에 따라 한국 쌀의 일본 수출도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2025년 4월, 전남 해남군 옥천농협에서 생산한 ‘땅끝 햇살’ 브랜드 쌀이 일본에 정식 수출되었다. 처음 수출된 2톤 분량이 이틀 만에 완판되었으며, 이어 10톤 분량이 추가로 출하됐다. 이 제품은 일본 내 한국슈퍼마켓과 농협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자체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쌀의 품질을 홍보하고, 일본 수출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농산물에 대한 식품 안정성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 이번 성과는 한국산 쌀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해석된다.
실제 구매 절차 및 검역
일본으로 쌀을 반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수출식물검역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소량의 쌀만 구매했기 때문에 발급 건수가 미미했지만, 최근 1년 새 이 증명서 발급량이 77배 급증했다. 2024년 16kg에서 2025년에는 1,250kg으로 늘어난 것이다. 일부는 한국에서 쌀을 구매해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전달하거나, 선물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전망 : 한국 쌀의 일본 시장 확대 가능성
현재는 일본 개인 소비자 중심의 소규모 구매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인 B2B 수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쌀 수입 유통업계는 여전히 관세, 유통마진, 검역 절차 등의 장벽 때문에 대규모 수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쌀의 인기가 지속된다면 시장 확대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 내에서는 저가형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특히 해외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쌀의 지속적인 품질 유지와 브랜딩, 그리고 현지화 전략이 병행된다면,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들어 일본의 쌀값이 급등하면서, 한국 쌀이 일본 관광객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한국 쌀은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 확대 및 농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쌀의 ‘글로벌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장기적인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