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대학교(이하 교대) 지원율과 합격선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안정적인 직업 중 하나로 꼽히던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교대를 둘러싼 입시 지형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대 지원율 하락 현황과 그 원인, 그리고 최근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교대 지원율 및 합격선 하락 현황
2025학년도 수시모집 결과, 전국 주요 교대들의 합격선은 전반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울교육대학교: 수시 80%컷 기준 내신이 2024학년도 1.97등급 → 2025학년도 2.1등급으로 하락
- 청주교육대학교: 수시 합격선이 2.92등급 → 3.44등급으로 급락
- 춘천교육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등 기타 주요 교대들도 유사한 하락세를 보임
특히 일부 교대에서는 내신 6등급, 수능 4등급 수준의 학생들도 합격하는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정시모집 경쟁률 역시 크게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2025학년도 기준으로 경인교대, 서울교대, 부산교대 등 8개 교대 모두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하락했습니다. 모집인원이 줄어든 것 이상으로 지원자 수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교대 지원율 하락의 주요 원인
교대 지원율과 합격선 하락에는 다양한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령인구 감소
저출산으로 인해 초·중·고교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초등교사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으며, 교대 모집인원 역시 꾸준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 교원 수요 감소 → 교대 입학 매력 저하의 흐름이 명확합니다.
2. 교직 선호도 하락
예전에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교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주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교권 추락: 학생·학부모 민원 증가, 교사의 권위 약화
- 악성 민원과 사건사고: 교사들이 불필요한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
- 열악한 근무환경: 정규수업 외에도 방과후 업무, 행정업무 부담 증가
- 이직 증가: 경력 10년 내외 교사 중 60%가 이직 의향을 밝힘
3. 정부의 교원 수 감축 정책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 정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부문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 교원 정원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교대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4. 임용고시 경쟁 심화 및 임용 빙하기
교대를 졸업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임용시험 선발 인원이 대폭 줄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임용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졸업 후 취업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대 지원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해졌습니다.
5. 모집군 구조 문제와 소극적 지원
대부분의 교대가 정시 '나군'에 몰려 있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한 곳밖에 지원할 수 없어, 안전 지원이 힘들어졌습니다. 또, 모집 인원이 줄다 보니 '찔러보기 지원'마저 감소했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률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최근 변화와 예외사항
다만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흥미로운 변화도 관찰됐습니다.
- 전국 10개 교대 수시 지원자 수: 13,470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음
- 평균 경쟁률: 5.95대 1로 오름세
이는 낮아진 합격선 덕분에 수험생들의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고, '역선택' 심리가 작용해 지원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인교대) 교대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반면, 일부 지역 교대들은 경쟁률이 소폭 하락하는 등 지역별 차이도 나타났습니다.
교대 선호도는 장기적으로 하락세
교대 지원율과 합격선 하락은 단기적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결과입니다.
학령인구 감소, 교직 선호도 하락, 정부의 교원 수 감축 정책, 임용시험 경쟁 심화, 모집 구조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시 지원자 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교대 진학 매력의 지속적 감소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교원 양성과 초등교육 시스템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